그리스도만으로 충분한 기독교
저는 평신도 대학생 청년으로 ‘그리스도만으로 충분한 기독교’를 통해 처음으로 저자의 글을 접해보았습니다. 아직 저자의 사상이나 신학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저는 읽은 내용을 토대로 하여 간단히 느낀 점을 글로 옮기려고 합니다. 한 장씩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기본적인 사상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서의 그의 사상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모든 영적 필요’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입니다. 이 책은 옛 영지주의 이단을 설명하면서 시작합니다. 영지주의란 ‘복음, 곧 그리스도’ 만으로는 사람들의 삶에 충분치 않고, ‘이 외의 숨겨진 비밀(지식) 아는 것’을 구원의 필요조건으로 내세우는 주의입니다. 저자는 ‘심리학, 실용주의, 신비주의’ 등의 새로운 가면을 쓴 신 영지주의를 차례로 소개하고, 그 사상들의 본질을 분석하여 ‘그리스도의 충분성’을 변증하고 있습니다. 저는 두 장(chapters)에 걸쳐 '성경의 충분성’을 설명하는 부분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자는 첫 장에서는 시편19:7-14, 두 번째 장에서는 딤3:16의 내용을 풀이하면서 성경의 충분성을 주장합니다. 이 부분을 읽고 생각하면서, 제게 ‘성경에 대한 심각한 오해’가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신앙생활이 다소 ‘영지주의’에 오염된 것을 깨달았죠. 돌이켜보니 제 삶에 말씀을 진정한 ‘진리’로 인식하고 구체적으로 삶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한 것(진지한 묵상, 말씀연구 등)은 최근의 일이더군요. (이것은 제 개인적인 나눔이라는 것을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나름의 ‘탁월한’ 영적 성장을 위해, 저는 특별한 지식과 체험, 그리고 세상적 방법론을 어느 정도 신뢰하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영접한 순간 이미 얻은 영적인 자원들을 통해 모든 영적인 필요를 공급하기에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한 실례로 저는 집안에서 가장 먼저 예수님을 영접하였습니다. 이것은 사실 큰 은혜요 감사의 제목이지만, 저에게는 하나의 콤플렉스로 늘 마음 한구석에 존재했습니다. 소위 영적 부르주아, 훌륭한 믿음의 가정에서 태어나 양육 받은 자녀들을 늘 부러워했죠. 영아 때부터 기도로 키워진 자녀들은 뭔가 다르다는 고정관념이 제게 있었습니다. 물론 영적으로 좋은 조건의 가정에서 사는 것은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만, 이제 그 일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 땅에서 저를 부르신 하나님의 계획을 그분과 함께 이뤄가기에 필요한, 모든 충분한 자원들을 이미 공급받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서 혹 이 책을 통해 기존 교회의 사상에 대한 비판의식만 갖게 되는 건 아닐까 고민하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제 시각을 기독교의 본질인 ‘그리스도와 그분의 말씀’에 집중케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 내외의 잘못된 현실을 감싸고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을 하나님께 구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혼돈의 시대에 사는 가운데 무엇이 진리인지를 분별하고자 힘쓰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글을 읽게 해주신 주님께 먼저 감사 드리고, 부흥과 개혁사 관계자 분들께 또한 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