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생애와 신학

이상웅목****
2009-06-16
칼빈 탄생 500주년을 기념하여 부흥과개혁사가 칼빈 문헌들을 출판하기로 결단한 것을 감사하고 축하를 드립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권으로 판 엇 스페이커르 교수의 칼빈 전기를 출간한 것도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신학대학교에서 칼빈을 가르치는 선생된 자의 입장에서 스페이커르 교수의 저작은 학생들에게 꼭 추천하고 읽힐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회사역을 하면서 이틀에 걸쳐서 스페이커르 교수의 책을 정독할 시간을 가져 보았습니다. 영어본을 사고도 제대로 읽지 못했었는데, 박태현 박사님의 번역으로 읽으니 속독뿐 아니라 읽는 즐거움도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판 엇 스페이커르 교수님을 한 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1996년 9월초 재직하고 있던 아쁠도른 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최윤배교수님(장신대)의 박사논문 방어식에 축하하러 갔다가 최교수님의 지도교수님이신 판 엇 스페이커르 교수님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간단한 인삿말 외에는 주고 받지 않았지만, 그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마르틴 부처의 전문가이자 대가이고, 루터나 칼빈과 같은 종교개혁자들에 대해서도 여러 저술들을 쓴 학자로서 말입니다. 이번에 그가 쓴 소전기를 읽으면서 역시 대가만이 쓸 수 있는 책이다는 생각을 강하게 했습니다. 비록 분량이 작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을 다 담고 있고, 그냥 기억에 의존해서 써내려간 가벼운 글이 아니라 원전에 토대를 둔 견실한 전기였습니다. 어느 분야나 개론(Introduction)과목은 원래 경험이 많은 대가들이 해야 한다고 하는데, 정말 대가다운 필치로 쓴 칼빈 입문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가이니 만큼 좀 더 큰 책을 써 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교수님의 연세가 80세이니 더 이상의 대작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운 감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지금까지 나온 여러 전기들이 있습니다. 엠마누엘 스티켈베르거의 하나님의 사람 칼빈(나단)이라는 책은 1936년 기독교강요 출판 400주년및 칼빈의 제네바 도착 400주년을 기념해서 쓴 소설적인 책자이지만, 학술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절판되었습니다. 그리고 합신에서 가르치시다가 필라델피아로 가서 목회하고 있는 김재성 목사님이 쓴 칼빈의 삶과 종교개혁(이레서원, 2001)은 한글로 쓰여진 가장 방대하고 탁월한 전기라고 생각되는데 역시 절판중입니다. 이 두 권의 책이 다시금 재출간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소망하고 있습니다. 둘 다 훌륭한 책들입니다. 이외에도 파커, 부스마, 방델 등의 책자들도 다 가치있는 전기들입니다. 또한 한신대의 황정욱 교수가 쓴 칼빈의 초기 사상 이해(2권)도 청년 칼빈에 대해서 쓴 탁월한 연구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더 판 스페이커르의 칼빈 전기를 추천합니다. 처음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믿을만한 소개서이고, 이미 칼빈에 대해서 제법 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복습정리용으로 이보다 나은 책을 발견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