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세상의 포로된 교회

권지****
2009-07-14
세상의 포로가 된 슬픈 한국교회 세상의 포로된 교회(Beyond Culture Wars) by Michael S. Horton 권지성 2달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와 2MB정권 타도에 대한 촛불 집회로 대한민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다양한 언론매체들을 통해서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간다. 하지만, 나를 지치게 하고 맥빠지게 하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여부나 정치적인 이슈들이 아니라, 한국 교회가 보여준 반응이었다. 한국의 가장 영향력이 있다고 자처하는 강남의 S교회 주일설교에서 시편말씀을 설교하면서, 설교가의 정치적인 의견을 하나님의 의견인양 대놓고 말하지를 않나, 하나님과 반공 사상을 동일 시하면서 보여준 뉴라이트와 보수 단체들의 집회들은 가관이었다. 한국의 힘있는 목회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삭발투쟁과 정치적인 힘을 결집시켜 “한 번 해보자!”는 식의 정치참여는 과연 저들이 이 땅의 설교자들인가를 의심하게 만든다. 좌익이니 우익이니 그러한 이데올로기에 대해서 의견을 밝히고 싶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교회가 외쳐야 하고 노래해야 할 복음의 메시지를 짖밟고 이제 향후 5년간 또 얼마나 한국 교회가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할 것인지를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하다. 마이클 호튼의 Beyond Culture Wars는 단순한 주기도문에 대한 해설서가 아니다. 저자는 본 서를 통해서 교회가 문화 전쟁에 참여함으로써 복음의 참된 의미를 잃어가고 있으며, 올바른 복음 그 자체의 회복을 통한 교회의 회복이 세상 문화와의 전쟁보다 선행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가 주로 비판하는 대상은 미국의 교회들이지만, 미국적 상황은 현재 한국의 상황에 더욱 더 잘 적용되는 것은 어찌된 일인가? 그 만큼 한국 역사에서 교회가 정치의 힘을 빌려 기생해 왔던 증거가 된단 말인가? 저자는 1부 문제제기에서는 복음주의권의 정치 참여와 문화 전쟁, 그리고 세속화에 대해 그들이 또 다른 바벨탑을 세우고 있으며, 율법과 복음을 혼동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상의 철학과 문화에 노예가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 자신의 의가 아무리 최선의 것이라 할지라도 ‘더러운 걸레 조각’임을 인정하고 우리 자신을 완전히 하나님의 자비의 손에 의탁할 때, 우리는 우리의 적이었던 사람들을 십자가에서 함께 만나게 된다. 문화적 승리가 아닌 십자가가 마침내 서로에 대해 적대적이었던 우리를 하나로 묶어 주었다.”(160) 제 2부 해결책에서는 주님의 기도를 통해서 미국이라는 선교지에서 복음의 선포와 설득과 논증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 아니라, 교회가 1차 개혁과 회개의 대상이 되어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오늘날 위기에 처한 미국 교회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참여나 사회운동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는 불가능하며, 올바른 신학으로 돌아가 스스로를 개혁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날카로운 인식과 비판, 즉, 문화 참여에 대한 반대와 교회가 세상 철학과 사상에 세속화되었고, 교회가 불신자들에게 너무나 민감하게 반응하다보니 복음의 메시지를 잃어벼렸다는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저자는 문화에 대해 지나치게 적대적 시각을 가지고, 문화를 더욱 더 잘 이해하여야 한다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을 포스트모더니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상황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은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정치적 권력을 추구하고, 이데올로기를 메시지화 시키고, 각종 세상 철학이 기승을 부리는 교회 속에서 철저히 오직 하나님의 말씀만을 지고의 가치로 두고 죄인들과 교회를 개혁시키려 했던 옛 믿음의 선배들에게로 돌아갈 수는 없을까?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다시금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와 하나님께서 여전히 당신의 교회를 돌보고 계심을 떠올리고 지금 새 소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호튼의 이 책은 오늘날 혼탁한 시대상에 휩쓸려 제 목소리를 잃고 자정 능력을 상실한 교회에 울리는 경종과도 같은 책이다. 2008년이 지나 이제 앞으로 한국 교회의 부흥과 선교에 대해 고민하고 개척해 나아가야 할 십대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