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잘못 알고 있는 101가지 성경 이야기 1
유익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는 책입니다만, 진정한 기독교를 알고 싶다면 어떤 부분에서 분명히 크게 경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은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했다고 합니다. 장점이 많이 있는 책입니니다. 그러나 구속사적인 관점을 과도하게 잘못 적용한 부분도 많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칼 바르트가 기독론에 모든 성경을 억지로 해석하다가 문제가 된 것처럼, 이 책 역시 구속사에 모든 성경을 무리하게 맞추려는 경향성을 뚜렷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성경구절을 바꾸면서까지 저자의 교리적인 관점에 성경을 꿰맞추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습니다. 101가지 성경이야기 2권의 153쪽에 누가복음 11장 8절에서 '강청하다'라는 원어의 번역은 권위있는 많은 성경들의 한결같은 번역입니다. 한글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저자는 NEB나 Good News Bible을 예로 들면서, '부끄러움'으로 그 단어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도 안되는 이유를 주장합니다. 그 성경들은 의역이 강한 성경번역으로서, 예배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구나 성경원어사전(BDAG)을 찾아보면, 그 단어는 '강청하다'와 '부끄러움'이 아니라, '강청하다'와 '부끄러워하지 않음'이라는 뜻이다. Good News Bible도 찾아서 확인해보니까, 'because you are not ashamed to keep on asking'으로 되어 있습니다. 성경과 교리의 균형이 너무 아쉽습니다. 교리의 중요성을 절대로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경은 그 어떤 교리보다 더 크고 더 심오한 생명의 말씀입니다. 교리가 성경의 해석을 모두 좌우한다면, 성경을 믿는 것이 아니라 교리를 믿는 일이 발생하고, 결국 성경과 교리가 충돌할 때에 성경보다 교리를 선택하는 모순이 반드시 발생합니다. 저자는 구속사적인 관점을 말하면서,(올바로 강조하고 적용하면 좋지요...) 너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특별히 '성령'과 '기도'의 체험적인 역사, 혹은 신자들의 의무에 대해서 부정적인 글들을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성경이 교리의 지배를 받는 것인지, 아니면 교리가 성경의 지배를 받는 것인지 도저히 종잡을 수가 없습니다. 성경보다도 교리를 더 믿고 신뢰한다는 느낌입니다. 성경과 교리가 부딪힐 때에는 교리를 잘 해석, 적용해야 하는데, 일단 교리와 맞지 않는다고 보이면 거꾸로 성경을 거기에 맞추어서 억지로 해석을 하다 보니까 모양새가 이상하게 됩니다. 백금산 목사님이 개혁신학을 위하여 부흥과 개혁사를 시작하고, 또 조나단 에드워즈의 글들을 많이 출판했습니다. 그렇다면 조나단 에드워즈나 윤석준 목사, 둘 중의 한 사람의 글을 조정해야 한다고 보입니다. 부흥에 관한 성령의 실제적이고 체험적인 역사와 간절한 회개기도를 강조하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책을 출판하면서, 동시에 그 역사를 근본부터 부정하는 책을 또 이렇게 출판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교회역사상 어떤 교회들도 한국 교회가 현재 하고 있는 새벽 기도를 한 적이 없었으며, 오늘날에도 세계 교회들 중 어떤 교회도 새벽 기도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신앙의 위인들, 곧 어거스틴, 루터, 칼빈, 조나단 에드워즈, 스펼전, 휫필드 같은 사람들은 새벽기도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1권-371쪽) 이것은 한국 교회 전체를 향한 위험한 지적입니다. 새벽기도회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저자의 의도를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성경은 교회의 전통과 함께 가는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그 많은 목사님들이 새벽에 교회식구들과 함께 힘써 기도하는 것이 성경을 잘 모르는 선택일까요? 그러면 새벽에 모여서 기도하지 말라는 말입니까? 이것은 우리가 교회역사를 잘 몰라도, 저자가 인용한 사람들의 위인전을 그냥 읽기만 해도 발견되는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교회사의 검증되지 않은 내용들을 이렇게 함부로 언급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한국교회 초대 선교사님들의 신학적인 경향성에 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침 이번 학기에(2012-1) 그 부분과 관련된 강의가 개설되어서 듣고 있는데, 그렇게 단편적으로 말할 성격이 아닌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흑백 논리로 볼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이 있는데, 왜 그렇게 많은 부분에서 단정적으로 신적인(?) 단언을 함부로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여러 군데서 이러한 지나친 오류가 발견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가 옳다고 해서 이토록 분명하게 오류가 난 것들을, 성경본문을 억지로 바꾸면서까지 교리를 강조하려는 노력을 분명히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개혁교회가 아닙니다. '오직 교리로'가 아니라, '오직 성경으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