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은총과 문화적 산물

이승****
2012-11-15
개혁파 신학의 특징은 '일반 은총'이라고 한다. 개혁신학의 강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면모가 바로 이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렇담, 우리가 알고 있던 개혁신학은 뭔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나는 한국에서 개혁신학 하시는 분들이 일반 은총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걸 거의 보지 못했다. 송인규 교수님의 <일반은총과 문화적 산물>은 역시 정리의 달인답게 일반은총에 관한 정리를 뚝딱 해치워 준다. 아브라함 카이퍼의 공과 실, 헤르만 바빙크의 보다 더 성경적인 논의, 스킬더의 지나친 부정과 그에 대한 긍정적인 수용 부분, 반틸의 소극적인 논지, 훅스마의 전면 부정까지, 이 책 한권이면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다. 일반 은총에 관해 여전히 답답하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나도 지금까지 알 듯 모를 듯 길을 헤메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교통 정리가 말끔히 되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일반 은총이 그토록 중요하고 계승해야 할 유산이라면, 어떻게 일상에서 일반 은총을 드러낼 수 있는지가 보다 더 자세하고 세심하게 나타나야 한다. 그런데 그 점이 아쉽다. 일반 은총이 성경적으로 타당한 기획이라는 이론적 토대는 세워주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서 적극적으로 일반 은총을 실현할 수 있는 사소한 일상에서의 실천적 과제가 아쉽다. 오히려 이 책에서도 추천하듯 리처드 마우의 <문화와 일반 은총>의 뒷 부분이 적용점이 많아 보인다. 어쩌면 나의 이 아쉬움은 책의 주제를 뛰어넘은 것일 수도 있겠다. 여하튼, 강력 추천!